머큐리 CEO 창업가 조언 성장 전략
2025년 현재, 핀테크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을 향해 질주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창업자들을 위한 금융 OS, 머큐리(Mercury)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UI를 넘어,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예측하고 마찰을 최소화하는 ‘탁월한 취향’을 가진 제품으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최근 제너럴리스트(The Generalist)가 발행한 ‘젊은 창업가에게 보내는 편지’ 시리즈에 머큐리의 창업자이자 CEO인 이마드 아쿤드(Immad Akhund)가 직접 참여하여 그의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했습니다.
이마드 아쿤드의 조언은 단순히 스타트업 운영법을 넘어, 어떻게 스케일업 과정에서 제품의 본질과 기업 문화를 지켜내는지에 대한 생생한 증언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그의 인터뷰를 심층 분석하여,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마주하는 도전과제와 이를 극복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1. 폭풍 성장 속에서 지켜낸 ‘제품의 혼’
2023년 초 450명이던 직원이 2025년 현재 약 95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세쿼이아(Sequoia) 주도로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는 등 머큐리의 성장은 경이롭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성장은 필연적으로 ‘성장통’을 동반합니다. 특히, 머큐리의 핵심 경쟁력인 ‘품질’을 어떻게 유지했을까요?!
### ‘취향’이라는 이름의 집요함
이마드 아쿤드는 제품의 ‘취향(taste)’을 단순한 미적 유행이 아닌,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Less but better)’라는 디자인 철학의 구현으로 정의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시스템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직관적인 경험을 의미합니다. 머큐리는 송금, 청구서 결제, 잔액 확인과 같은 지루할 수 있는 금융 업무를 즐거운 경험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가장 미세한 행동 패턴과 마찰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개선한 결과입니다.
### 제품 부채(Product Debt)에 대한 끊임없는 경계
기업이 성장하며 새로운 기능을 급하게 추가하다 보면, 제품 전체의 사용자 경험이 누더기처럼 변하는 ‘제품 부채’가 쌓이게 됩니다. 이마드 아쿤드는 이러한 부채가 누적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신호로 간주합니다. 그는 새로운 기능 추가가 전체 시스템의 조화를 해치지 않는지, 기존 사용자의 경험을 저해하지 않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제품의 완성도를 관리합니다. 이는 단순히 버그를 수정하는 차원을 넘어, 제품 철학의 일관성을 지키려는 의도적인 노력입니다.
### 미셔너리(Missionary)를 끌어들이는 문화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비결은 결국 ‘사람’입니다. 회사가 커지면 초기의 열정을 가진 ‘미셔너리(선교사)’ 대신 안정성을 추구하는 ‘용병(mercenary)’이 합류하기 쉽습니다. 머큐리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회사의 비전에 깊이 공감하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인재를 신중하게 선별합니다. CEO가 직접 나서서 회사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매일, 매주 반복적으로 전파하며 새로 합류한 팀원들이 빠르게 회사의 철학에 동화되도록 돕습니다.
2. ‘런칭의 해’: 경계를 파괴하는 과감한 실행력
머큐리는 2024년을 ‘런칭의 해(the year of launches)’로 선언하고, 야심 찬 제품 확장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머큐리를 기업 금융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허브’로 만들겠다는 비전의 실현이었습니다.
### 금융 OS로의 진화
2024년 한 해 동안 머큐리는 인보이스 발행, 청구서 결제(Bill Pay), 직원 경비 정산, 지출 관리 제어 등 핵심적인 기업 금융 워크플로우를 자사 플랫폼에 완벽하게 통합했습니다. 이로써 머큐리는 단순한 법인 계좌 및 신용카드 제공사를 넘어, 창업자가 돈과 관련된 거의 모든 업무를 하나의 강력한 제품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진정한 금융 운영체제(OS)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빠른 제품 반복(iteration)은 파트너 은행의 인프라 위에 직관적인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핀테크 모델의 장점을 극대화한 결과입니다.
### SVB 사태를 교훈 삼아 강화된 신뢰
2023년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사태는 모든 핀테크 기업에게 신뢰와 안정성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사건이었습니다. 머큐리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리스크 및 규제 준수(Compliance) 역량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최고 규제 책임자(CCO)로 스티브 펄먼(Steve Pearlman)을 영입하고, 관련 팀 규모를 3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이는 고객 대면 프로세스부터 내부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고 고도화하여, 회사의 규모와 성숙도에 걸맞은 신뢰의 토대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판단이었습니다.
### B2B에서 B2C로, 전례 없는 역발상
핀테크 시장의 일반적인 공식은 레볼루트(Revolut)처럼 소비자(B2C) 시장에서 성공한 후 기업(B2B)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머큐리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2024년, 창업자 개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인 ‘머큐리 퍼스널(Mercury Personal)’을 출시한 것입니다. 이는 시장의 허를 찌르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였습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창업자의 삶에서 비즈니스와 개인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깊은 이해가 깔려 있습니다. 창업자 고객에게 통합된 금융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고 머큐리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고도의 전략인 셈입니다.
3. 유니콘 CEO의 성장과 리더십의 진화
회사가 950명 규모로 커지면서 이마드 아쿤드 자신도 리더로서 끊임없이 진화해야 했습니다. 그가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어떻게 하면 조직 전체의 방향성을 일치시키고, 초기 스타트업의 정신을 잃지 않을 것인가?’였습니다.
### 과하다 싶을 정도의 소통(Overcommunication)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비전과 문화를 전파하는 것입니다. 이마드 아쿤드는 회사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지겹다고 느껴질 정도로 반복해서 소통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합니다. 새로운 팀원들은 단순히 업무 매뉴얼만으로는 회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행동을 지향하는지 빠르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CEO가 직접 나서서 회사의 핵심 철학을 반복적으로 강조함으로써, 거대한 조직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강력한 구심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 초기 스타트업 정신을 지키는 의식들
머큐리는 조직이 비대해지면서도 초기 스타트업의 민첩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의식(ritual)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전사 미팅에서 제품의 디테일에 대해 깊이 있게 토론하거나, 중요한 결정의 배경을 담은 내부 문서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식들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왜 우리가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4. 미래를 향한 머큐리의 다음 행보
머큐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마드 아쿤드가 보여준 리더십과 성장 전략은 다른 많은 창업가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그것은 바로 성공적인 기업은 단지 훌륭한 아이디어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탁월한 제품 철학을 바탕으로 한 집요한 실행력, 그리고 규모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리더십이 결합될 때 탄생한다는 사실입니다.
머큐리가 앞으로 금융의 경계를 어떻게 더욱 허물어 나갈지, 그리고 이마드 아쿤드가 또 어떤 놀라운 전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의 이야기는 2025년을 살아가는 모든 창업가와 리더들에게 성장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강력한 영감을 제공합니다.